천혜의 자연 제주도에도 기후변화가 찾아왔다. 전 세계 인류의 커다란 과제로 대두된 기후변화로 인해 최근 제주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제주도의 기온변화는 58년의 분석 기간 중 최초 10년(1961~1970년)에 비해 최근 10년(2009~2018년) 최저기온이 무려 2℃ 이상 상승했다. 10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벌어진 이 기온 차는 심지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기온변화로 인해 제주도의 계절별 강수량은 증가했으며 연 강수량 및 장마 기간 강수량 증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예전에 비하여 짧은 기간 동안 더 많은 비가 쏟아지는 것으로 관찰된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새들이 오가는 날에 변화가 생겼으며 월동지 도착 시기에도 변화가 일었다. 이로 인해 사냥과 산란, 번식의 최적 시기를 놓치며 제주도에 안 보이던 종들이 발견되기도 하고, 지나가기만 했던 종이 머무르거나, 머무르던 종이 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최근 제주에서 관찰되는 조류에 아열대성 조류의 출현이 늘어나고 있으며, 번식에 성공한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국내 평균(2.68㎜)보다 2배가량 높은 해수면 상승률을 기록하며 제주시는 현재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40년 단위로 자른다면 무려 22cm나 상승했다. 이미 산방산 용머리 해안, 우도, 외도, 한림, 애월, 한림읍 옹포 등은 포구와 해안 주변 도로가 물에 잠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들의 산란 시기 변화, 해수면 상승,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동물들의 생체주기 변화 등,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엮여 일어나는 2차, 3차 변화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공포스럽다.
이런 변화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여기 제주도가 더 큰 위험을 마주하지 않도록 활동해온 협의회가 있다. 9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주를 지키며 도민들의 안녕을 위해 노력해온 '제주특별자치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내일도 푸르를 제주를 위해, 어제도 오늘도 끊임없이 도민들과 환경단체들과 함께 활동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Q. 제주특별자치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정연옥 사무처장님. 안녕하세요!
A. 안녕하세요! 지속가능한 제주를 실현하고자 지역주민, 환경·시민사회단체, 행정, 기업 등 지역사회 구성원 간 상호협력을 통해 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실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연옥입니다. 반갑습니다.
Q. 제주도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많은 환경 운동가와 단체가 있다고 알고 있어요. 제주특별자치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A. 제주특별자치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채택된 'Agenda 21' 추진을 위해 1998년 '늘푸른제주21협의회'의 이름으로 처음 시작했습니다.
1992년 당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파괴된 환경을 되살리기 위해 리우(브라질)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를 통해 각 나라의 지방정부에 ‘지방의제 21 (Local Agenda21)’ 설치를 권고했는데요.
이후 지속가능발전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했고, 현재는 꾸준히 도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제주의 미래,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영원히 푸른 섬, 제주(forever green island, Jeju)'를 모토로 크게 자연환경, 사회환경, 경제환경, 여성생활, 환경정책 등 5개 분과사업과 지역 네트워크 연계 사업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다양한 참여그룹과 함께 1단체 1오름 가꾸기, 지속가능 제주환경 전문가 양성교육, 생명텃밭 및 빗물저금통 운영, 비닐 없이 장·바 캠페인, 플라스틱 병뚜껑 모으기 운동, 늘푸름이 환경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행사를 추진해왔죠.
운영하는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만들어 주최한다기보다는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고민하고 회의하며 추진합니다.
Q. 제주도를 빗대어 사람들은 천혜의 자연이라고 부르죠. 그런 제주만의 특별한 매력을 꼽는다면?
A. 제주도만의 특별한 특성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미지의 세계? (웃음) 물론 타지역도 좋은 점이 많지만, 육지는 아무래도 본인이 가고 싶을 때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곳이 많죠. 제주도는 특별히 날을 잡고 시간을 내야만 갈 수 있는 먼 세계의 느낌이 나서 더욱 특별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돌담과 어우러진 눈, 흐트러지는 유채꽃, 한라산과 어울려 노는 말 등은 모든 이들에게 제주도만의 평화로움을 선사하죠.
Q. 올해 제주도 내 친환경 정보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제주바람 지도’를 펴내셨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A. '제주 바람지도'는 '영원히 푸른 섬, 제주'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기관 및 단체는 물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카페, 음식점 등등을 알리고 싶은 바람에서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의 노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일도 중요했고 그분들로 인해 더 많은 분이 참여하고 활동하게 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협조로 바람지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저희도 든든한 힘을 받았어요.
앞으로 제주를 지키는 활동에 더 많은 단체들이 동참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웃음)
Q. 그 외에도 지금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오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A. 우리 협의회가 주관하여 10여 년 이상 지속적으로 여는 행사가 있어요. 매년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을 기념하여 도민 참여형 행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현수막 없는 행사를 테마로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허전한 느낌이 없지 않아 들었지만 참여자분들 전부 매우 만족해 하셨어요. 그 모습을 보며 저희는 또 힘을 얻고 함께 흡족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텀블러를 가져오는 분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는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카페 사장님께서 흔쾌히 응해주셔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통해 제주의 미덕을 느낍니다.
Q. '생명텃밭 운동', '오늘은 비닐 없이 장·바' 등 눈에 띄는 캠페인도 여럿 있어요. 캠페인 같은 경우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A. 말씀하신 '비닐 없이 장·바' 캠페인은 자원순환운동의 일환으로, 장 볼 때 비닐봉지 대신 다회용 장바구니를 사용하자는 취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협의회에서 캠페인을 운영할 때 단순 캠페인 활동뿐만 아니라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같이 운영합니다.
간단한 예로 탄소중립이 주제일 때, 탄소중립을 위해 할 수 있는 실천과 활동표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활동표에 참여자분들이 실천 계획에 맞춰 직접 스티커로 표시하죠. 외에도 작은 경품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하고요. (웃음)
본 캠페인은 제주도민 및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지역주민이 우선시 하는 환경문제가 다르지는 않았나요?
A. 질문하신 것처럼 도민분들은 제주도를 둘러싼 환경적 이슈에 분명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도민분들이 큰 환경적 이슈보다 실생활과 밀접한 일들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육을 나가서 제2공항 이야기나 바다 오염 이야기를 주로 하지는 않기 때문에 실생활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 있지만요.
도민분들은 플라스틱 분리배출 시행, 카페 다회용 컵 사용 같은 행정상 변화에 불편해하지만, 적극적으로 협조합니다. 혹시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도민분들이 있다면 클린하우스, 재활용 도움센터를 통해 어떻게 자원순환이 가능한지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도 그 요구에 맞는 도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여기저기 2023년을 맞이하려는 분위기가 물씬한데요. 혹시 내년에 계획 중인 사업이 있을까요?
A. 저희 협의회가 계속해왔던 것처럼 내년에도 분과사업, 지역 네트워크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추가로 더 많은 지역 단체들과 함께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고요.
플라스틱 관련 주제로 워크숍을 2차례 정도 진행할 예정이라, ‘플라스틱 없는 제주’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그리는 미래 제주의 모습은?
A. 힐링의 제주, 치유의 제주, 쉼의 제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는 개발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 자연 그대로의 제주 모습을 통해 오시는 분들 모두에게 힐링의 제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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