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 생존자의 선택 - 위험한 실내와 얼어붙은 길거리

튀르키예 지진: 생존자의 선택 - 위험한 실내와 얼어붙은 길거리

BBC News 코리아 2023-02-08 14:01: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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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나 지역에서 구조 대원과 주민들이 건물 수십 채의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Reuters
아다나 지역에서 구조 대원과 주민들이 건물 수십 채의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새벽, 아다나 지역의 완파된 10층 건물로 갔다. 담요를 둘러싼 여성 2명과 조우한 뒤 잔해로 향했다.

움무 바이라크타르와 나지페 배트마즈는 튀르키예(터키) 도심의 한 모스크에 머물고 있다. 이곳은 6일(현지시간) 지진 이후 구호 활동의 중심이 됐다.

인근에 위치한 집은 크게 손상됐다. 움무의 사촌을 찾으러 가는 동안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무리 중 한 명이 다른 건물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말렸다. 금이 갔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다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붕괴된 구역 외곽에서 작업 중인 굴착기 2대를 지나쳤다. 구조 대원 6명이 드릴과 장갑 낀 손으로 잔해를 굴착기에 던졌다.

이후 옆길로 빠졌더니, 담요로 몸을 감싼 생존자들이 모닥불 주위에서 몸을 데우며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었다.

두 여성이 찾던 친구 누르텐은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담요를 두르고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누르텐의 딸 세나이는 무너진 건물 2층에 있었다. 밤새 기다렸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내 딸이 추위 속에 누워 있는데 내가 어떻게 따뜻한 침대에 누울 수 있겠어요?"

"딸아이는 추위를 많이 타는데 지금 저 아래에 있어요." 그는 "가슴이 탄다"며 눈물을 흘렸다.

굴착기 드릴 소리와 우지끈하는 소리가 들린다. 누르텐의 친구들이 옆에서 위로했다. 누르텐의 손녀 두 명은 모두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지금 튀르키예로 돌아오려 한다.

"손녀들에게 뭐라고 말하죠? 오늘 여기로 올 겁니다. 내가 제 어미를 돌봐줄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대체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요?"

상실감은 생존자가 구출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번지고 있다.

가장 피해가 컸던 하타이 지역의 잔해 속에서 지난 7일 한 여성이 구조됐다
Anadolu Agency
가장 피해가 컸던 하타이 지역의 잔해 속에서 지난 7일 한 여성이 구조됐다

더 남쪽의 시리아-튀르키예 국경 지대에는 피해가 극심한 하타이 지역 소식이 밤새 밀려들었다.

한 영상에 담긴 어떤 주민이 어둠 속에서 잔해를 수색했다. 누군가가 아직 그 밑에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큰 소리를 내 보라"고 간청했다.

"보시는 것처럼 여기 시신이 있습니다. 아무도 시신을 치우지 않았어요. 그리고 더 아래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가 말하는 도중, 잔해 속에서 여자의 울음이 들렸다. 다시 소리가 들렸고 위치를 알리기 위해 금속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러나 남성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집 전체가 무너져, 폐허를 들어 올리려면 기계 장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응답받지 못하는 외침이 지역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하타이 지역의 또 다른 주민 드니즈가 부모님이 갇힌 무너진 건물을 가리켰다.

"부모님이 소리를 내고 계신데 아무 안 와요. 절망적입니다. 신이시여... 사람들이 소리치고 있어요. '구해달라'고 외치는데 구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해야 구할 수 있죠?"

진원지와 가까운 카흐라만마라스 지역에서 건물 수천 채가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Anadolu Agency
진원지와 가까운 카흐라만마라스 지역에서 건물 수천 채가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진원지에 더 가까운 카흐라만마라스 도심에서는 불길이 따닥거리며 타오른다. 건물 수천 채가 무너진 것으로 보고됐고, 집을 잃은 사람은 훨씬 더 많다.

한 가족은 여진이 너무 두려워서 크게 훼손된 건물로 돌아가지 못했다. 손에 남은 것은 땔감 정도다. 불꽃으로 얼어붙은 손을 약간이나마 녹일 수 있다.

네셋 굴러는 "집에서 간신히 탈출했다"며 "자녀 네 명과 함께 아슬아슬하게 집 밖으로 나왔다. 안에 여러 명이 갇혀 있다. 너무 큰 참사다. 지금 물도 식량도 없이 절박함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전체가 도움을 기다리고 있지만, 충분한 지원은 어려울 수 있다. 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더 많은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 지금 온기를 더해주는 것은 작은 모닥불뿐이다.

지진: 드론으로 본 튀르키예-시리아 피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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