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2분기(4~6월)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1분기(-9)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대출 심사조건을 완화하거나 대출 한도를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풀겠다고 대답한 은행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31일까지 18개 은행을 포함한 204개 금융기관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은행들의 대출태도 완화 움직임은 가계와 기업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지난 1분기까지 마이너스(대출태도 강화)였던 가계대출의 경우 플러스(+)로 상승 전환, 주택대출(-14→11)과 신용대출(-17→3)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간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가계대출 관리정책에 따라 강화기조를 지속해 왔으나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가계대출 규제 조정이 예상되면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전 분기까지 중립(0) 수준이던 기업대출 문턱도 더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여신 담당자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 비슷한 수준(6)의 대출태도 완화를 예고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지난달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조치와 관련해 추가연장 방안이 발표된 영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중소법인과 소상공인 대상 은행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조치를 9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출 완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신용위험은 가계와 기업 등 전 업권에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신용위험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20년 2.77% 수준이던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1년 만인 지난해 말 3%를 넘어섰고, 올해 2월 말 기준 3.18%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업 신용위험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중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기업의 대출수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 확보 수요와 기업대출 금리, 회사채금리 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대출 유인이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역시 주택자금의 경우 주택대출 규제 조정 기대감 속 소폭(1분기 -28→2분기 0) 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대출을 비롯한 일반대출도 은행 신용대출 한도 확대 등의 영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 기간 카드사(-13)와 저축은행(-15), 보험사(-2), 상호금융기관(-37) 등 비은행의 대출 문턱은 일부 둔화 속 여전히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부터 감독당국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차주단위 DSR 등 규제수준을 강화했다"면서 "이 같은 규제 강화와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경제여건 불확실성 등이 비은행들의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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