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 1위, 심석희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5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부 500m 결승 경기에서 심석희(서울시청, 흰색 모자)가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숨을 고르고 있다. 2021.5.5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온라인 매체 디스패치가 8일 보도에서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24)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대표팀의 모 코치가 대회 중 나눴던 문자메시지를 폭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심석희와 C코치는 대표팀 내 특정 선수(최민정, 김아랑)를 지칭하며 “토나와” 같은 발언을 하는가 하면 동료가 아닌 중국 선수를 응원하고 일부러 특정 선수와 충돌해 탈락하게 하겠다는 식의 발언까지 했다.
심석희는 10대 때부터 쇼트트랙 대표로 올림픽에 나갔던 한국 간판 스타다. 평창올림픽 이후에는 조재범 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밝혀져 팬들의 걱정과 응원을 더 크게 받기도 했다.
그러나 디스패치가 공개한 심석희의 사적인 문자 메시지 내용은 충격적이다.
대표팀 코치와 “김아랑, 최민정 연기 쩔더라. 연기하는 거 토나와”라고 대화하는가 하면 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준준결승에서 최민정과 한조에 속한 취춘위(중국)를 지칭하며 “내가 취춘위 파이팅! 개크게 소리쳐줌”, “한딱가리 해줘야 되는데. 춘위가 커신이를 위해서”라고 했다. 취춘위가 최민정을 꺾는다면 판커신의 천적인 최민정을 탈락시켜주는 상황이 된다는 속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기사에 공개된 심석희의 문자가 사실이라고 해도, 뒤에서 동료를 헐뜯고 욕하는 것은 사적인 영역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C코치가 2018년 2월11일 문자에서 심석희에게 “힘 남으면 브래드버리 만들자”고 말하고, 이에 심석희가 “응응”이라고 답했다. 브래드버리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참가 선수들이 서로 엉켜 차례로 넘어지는 바람에 맨 뒤에 있다가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딴 주인공이다.
진의가 담긴 것인지 농담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마치 심석희에게 고의로 라이벌과 함께 넘어지라고 시키는 듯한 뉘앙스다. 공교롭게도 심석희는 11일 뒤 열린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함께 넘어졌다. 최민정은 4위, 심석희는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에 대한 주행 방해로 판정돼 실격 당했다.
만일 심석희가 고의로 최민정의 입상을 방해한 것이라면 명백하게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행위다. 확대 해석하면 승부조작으로 볼 수도 있으며, 더구나 한국 선수에 대한 고의적 방해라면 도의적인 비난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디스패치는 이번 폭로 기사에서 심석희와 C코치가 부적절한 관계였다고 언급했다. 문자 내용 만으로는 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어서 팬들 사이에선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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